신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은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던져온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입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과학적 사고에 익숙해져서,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잠깐 주변을 둘러보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가득합니다. 라디오 전파, 와이파이 신호, 블루투스, 자외선, 적외선, 방사선. 이것들은 눈에 전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유튜브를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가 공중을 날아다니며 영상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그 전파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신(神)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까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생각해 보세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연인 사이의 그리움, 친구 사이의 우정. 이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습니다. 뇌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설명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랑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때로는 보이는 것보다 더 강력하고 실재합니다.
증산도에서는 신(神)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신은 우주의 이치(理)가 현실의 사건(事)으로 드러날 때 그 사이에서 작용하는 조화의 힘입니다. 조금 풀어서 설명하면, 봄이 되면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는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런데 그 이치가 실제 꽃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게 하는 구체적인 힘과 작용이 있습니다. 그것이 신의 작용입니다. 마치 설계도(이치)가 있어도, 그것을 실제 건물(사건)로 만드는 건설 작업자(신)가 있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신이 눈에 보이지 않을까요? 이것도 자연의 이치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기가 없으면 1분도 살 수 없습니다. 공기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유롭게 어디든 스며들 수 있습니다. 만약 공기가 눈에 보이는 물질이었다면, 벽을 통과하거나 틈새로 들어가지 못했겠죠. 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이 물질적인 형태로 존재한다면 오히려 제한이 생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우주 어디든 자유롭게 작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대 물리학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에서는 관찰자가 없을 때 입자는 파동의 형태로 존재하다가, 관찰하는 순간 입자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물질의 근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과 에너지의 세계가 있고, 그것이 특정 조건에서 물질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신명의 세계와 물질 세계의 관계도 이와 유사합니다. 신명계는 에너지와 의식의 세계이고, 그것이 물질 세계에 영향을 미쳐 현실의 사건들을 만들어냅니다.
수행을 통해 내면의 감각이 열리면 신명의 존재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많은 수행자들이 기도와 수행 중에 강한 에너지를 느끼고, 꿈이나 명상 중에 조상님의 모습을 보거나 메시지를 받는 경험을 합니다. 이것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수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누구든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진정성 있게 수행하면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신의 존재를 아는 것은 삶을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보이는 세계만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신명의 세계가 보이는 세계를 움직이는 더 근원적인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의 행동과 마음가짐이 180도 달라집니다.